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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

제주, 함께하는 것들

by 사슴벌레:) 2026. 9. 23.

제주에 온 지 5일째 날이 되어서야 글이라는 걸 써보고자 책상 앞에 앉았다.
이 숙소를 정한 것도 글을 쓸 수 있는 이 책상이 있었기 때문인데.. 일정을 하루 남기고서야 앉게 되었다.

환경이 변하면 나도 변하지 않을까, 제주에서는 뭐든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가 무색하다.
결국 내가 변하지 않으면 그 무엇이 변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.

제주에 가지고 온 두권의 책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. 일상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.
늘 그저그런 하루의 반복인 것 같아도 내가 무엇에 귀 기울이고, 무엇을 느끼는가 그것이 중요하다고.

경외심, 삶을 견디는 기쁨,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.
가족, 자연, 먹고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.
그 모든것이 지나고 나면 순간이라는 것, 그러나 어느 한 부분은 내내 남아있을 것이라는 걸.
15년 전 혼자 여행했던 제주에서 먹먹한 코감기에 시달리며 봤던 숙소 창 넘어 바다를 수놓은 오징어잡이 배의 별빛처럼.

오늘 내가 느끼는 것은 감사함이구나. 이 모든것이 나에게 허락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.. 삶에 대한 감사함.

매일을 기록할 수 없겠지만 내가 느끼는 감사함이나 경외심에 대해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래본다.

이 기록들이 쌓여 나를 어딘가로, 내 무의식이 바라는 곳으로 데려가 주기를.